
SK바이오팜이 최대 1조5000억원 규모의 신약 후보물질 도입(라이선스 인)을 연이어 단행하며 중추신경계(CNS)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섰다. 전체 매출의 99%를 차지하는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의존도를 낮추고 신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22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지난달 미국 바이오헤이븐(Biohaven)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을, 지난 17일에는 국내 바이오벤처 퍼스트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퍼스트바이오)로부터 파킨슨병 치료제 신약 후보물질을 각각 사들이는 계약을 체결했다.
SK바이오팜이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확보한 '오파칼림'은 선택적 칼륨 채널(Kv7.2/7.3) 활성제로, 차세대 뇌전증 치료제 후보물질로 평가받는다. 초기 임상에서 우수한 내약성 프로파일을 확인했으며, 현재 성인 부분발작(POS) 환자를 대상으로 글로벌 임상 2/3상을 진행 중이다.
해당 계약 규모는 최대 7억9500만 달러(한화 약 1조996억원)에 달한다. 선급금만 총 4억 달러 규모로, 거래 종결 시 3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고 1년 뒤 잔여 5000만 달러를 분할 지급하는 조건이다.
그러나 기술도입 직후 돌발 변수가 불거졌다. 지난 10일 원개발사인 바이오헤이븐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오파칼림의 임상 2/3상에 대한 '부분 임상 보류(Partial Clinical Hold)'를 통보받은 것이다. 회사 측은 설치류에 국한된 소견이기에 오는 10~11월 중 보류 조치가 해제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대규모 선급금이 투입되는 만큼 이번 규제 리스크 해소 여부가 계약 완주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어 SK바이오팜은 지난 17일 퍼스트바이오로부터 전임상 단계의 파킨슨병 신약 후보물질을 추가 도입하며 파이프라인을 다각화했다. 전체 계약 규모는 최대 4308억원이다. 계약금 25억원에 개발·허가 단계별 마일스톤 최대 725억원, 순매출액에 따른 마일스톤 최대 3558억원으로 구성된다.
업계에서는 SK바이오팜의 이번 연쇄 라이선스 인을 두고 '세노바메이트 원툴 체제'를 넘어서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한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미 FDA 승인 후 일본, 유럽, 캐나다, 중국 등 주요국에 승인을 받으며 2029년 연매출 10억 달러(블록버스터 신약) 달성을 목전에 둔 캐시카우다. 다만 회사 반기보고서 기준 총 매출 99%를 차지해 단일 제품에 의존도가 높다는 한계가 있다.
SK바이오팜은 뇌질환 뿐 아니라 항암제 영역까지 영역을 넓혀 '라이선스 인'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2024년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 2025년 미국 위스콘신대학 기술이전기관으로부터 방사성의약품(RPT) 후보물질을 도입한 바 있다.
SK바이오팜 관계자는 "라이선스 인을 위한 후보물질을 계속해서 탐색하는 중"이라며 "뇌질환 뿐 아니라 RPT(방사성의약품) TPD(표적단백질분해제) 등 차세대 모달리티 기반 항암제까지도 후보를 넓혀 다각도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서지은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